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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치 례

나이가 들면 몸 여기저기에서 신호가 오기 마련이다. 병을 피할 수는 없지만, 갑작스러운 사고로 병을 앓게 되면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약 20년 전,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다. 건강검진에서 목에 작은 결절이 발견되어 조직검사를 했고, 그 결과 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 순간 눈앞이 캄캄했다. 다행히 예후가 좋은 병이라 수술을 잘 마치고 지금까지 큰 탈 없이 살아왔다. 이후 전립선 비대증과 고혈압 같은 소소한 병들이 따라왔지만, 건강을 유지하며 은퇴 후에도 골프, 탁구, 등산 같은 운동을 꾸준히 해왔다.그런데 재작년 여름, 탁구를 치다 넘어지면서 고관절이 골절되는 사고를 당했다. 영상을 돌려보면 가볍게 넘어진 것 같았는데, 결국 인공관절 치환 수술까지 받게 되었다. 이후의 삶은 크게 변..

나의 이야기 2025.02.14

조호바르

외손자의 어학연수를 겸해 함께 여행을 가자는 딸의 제안에 아내와 넷이서 싱가포르를 거쳐 조호바르에서 약 20일을 보내고 돌아왔다.싱가포르에 도착하자마자 센토사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아쿠아리움을 구경했다. 다음 날에는 마리나 베이 근방을 돌아다녔고, 떠나는 날에는 싱가포르 식물원과 스카이웨이를 둘러보았다. 조호바르에서는 아침에는 주변을 걷고, 오후에는 수영을 하며, 저녁에는 쇼핑몰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냈다. 골프를 치지 않으면 무료할 줄 알았는데, 수영장이 넓고 한적해서 매일 오후를 물속에서 보내는 게 즐거웠다. 현지 음식도 값싸고 맛있었고, 오히려 한 번 들른 한식당이 아쉬울 정도였다.오랜만에 항공사를 이용했는데도 프리미엄 회원 혜택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었던 것도 반가운 일이었다..

나의 이야기 2025.01.28

첫 사랑

명상을 하다 보면 그리운 생각들이 차오른다. 그중에서도 가장 자주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어린 시절 함께했던 고향 친구, 그녀는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잘 지내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그녀는 시골 부잣집 딸이었다. 형제가 몇 명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셋째나 넷째쯤 되었으리라. 우리 학교는 한 학년에 세 개 반이 있었고, 나는 6년 내내 3반이었지만 그녀는 1반이었다. 같은 반이 아니었고, 서로 다른 동네에 살았기에 말 한마디 섞어볼 기회도 없었다. 그녀는 공부도 잘했고, 얼굴도 예뻤으며, 새침하고 도도한 분위기가 있어 감히 가까이 다가설 수 없는 존재였다.6학년 때 그녀 반의 담임선생님이 여학생 몇 명을 방과 후에 가르쳤는데, 내 친구도 그 모임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런데 친구는 ..

나의 이야기 2024.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