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지 9주가 지났다. 이제는 실내에서는 그냥 다닐 수 있으며 실외에서는 지팡이를 짚고 웬만한 곳은 다닐 수 있다. 운동 겸 주위를 걷는 량이 하루에 8 천보 정도되니 제법 많이 걷는 편이다. 아직은 조금 걷고 나면 수술한 곳이나 사타구니 쪽이 조금씩 아프다. 처음 4주쯤 지날 때에는 회복 속도가 빨라 곧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겠거니 하며 생각했으나 요즘은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우선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서 화장실을 가거나 거실로 나오는 것이 불편하다. 걸으면 아프고 다리에 힘이 없다. 일어나서 조금 움직이고 난 이후 라야 불편이 줄어든다. 소위 워밍 업이 필요한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상태롤 계속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정상적일 수야 없겠지만 얼마만큼의 불편이 따를지 걱정인데 지금 상태라면 앞으로의 삶이 걱정이다. 다음번 진료 때 한번 여쭈어 봐야겠다. 기분상인지는 모르겠지만 엉덩이 인공관절을 넣은 곳이나 옆구리가 불편하다.
스포츠센터에 수중 걷기 과정에 등록했다. 일주일에 3일을 다음 주부터 나간다. 매일 오전에는 동네공원에 나가 한 시간 정도 걷는다. 그리고 오후에는 뒷산에 맨발로 한 시간 정도 걷고 들어오는데 다음 주부터는 오후 3일은 수영장에 가게 된다. 모든 힘을 재활에 싣고 있다. 빨리 나았으면.... 티브이에서 오키나와 장수 프로그램을 보니 노인들이 정원에서 소일 겸 일하는 모습과 어울려 노는 모습이 나오는 걸 보면 나는 저렇게 할 수 없을 거란 생각에 우울하다. 앞으로 어떨지 모르지만 고관절 수술 후에는 쪼그려 앉는 것은 금물이다. 쪼그려 앉아 밭일을 한다든지 좌선 자세를 취하면 안 된다고 한다. 행동에 제한이 있다 보면 삶의 반경도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앞으로의 생활이 어떻게 될지....
바깥출입을 안 한 지 2달이 넘었다. 친구들과의 전화도 요즘은 거의 없다. 이번달 모임에도 못 나가겠다고 연락했다. 처음 한 달 동안에는 집안에서 워커를 짚고 걷는 것 외에는 경전공부만 했다. 이제는 글자도 보기가 힘들어 책도 못 보겠고 해서 유튜브 경전강의를 듣고 암송을 했다. 요즈음도 매일 아침 한 시간 정도 경전 암송을 한다. 제발 잘 낫게 해 달라는 기원을 담아서... 이제는 신 외에는 매달릴 곳이 없게 된 셈이다. 살아가면서 불의의 사고도 당하는 법이라고 위안을 삼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넘어진 것이 억울하고 원망스럽다.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지금 까지 생각지도 않았던 이생의 이별도 다가온 느낌이다. 오래 사는 것보다 고생하지 않고 주위 힘들게 하지 않고 잘 마무리되길 빌어본다. 누구나에게 있는 마무리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다시한번 이해하게 되었다. 생각지도 않게 우연히 그렇게 다가오는 것에 항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면 지나친 바람일까?